요즘 제가 키보드에 단단히 빠져있었답니다. 처음엔 그저 게임이 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계식 키보드를 알아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커스텀 키보드'라는 무시무시한 세계에 발을 들이고 말았지 뭐예요. 그리고 그 세계의 정점에서 '제네시스 8K'라는, 듣기만 해도 범상치 않은 이름을 마주하게 되었답니다.
솔직히 처음엔 자동차 이름인 줄 알습니다. 알고 보니 '커스텀 키보드'더군요. 정신을 차려보니 무시무시한 세계에 발을 들이고 말았지 뭐예요. 오늘은 제네시스 8K 키보드에 대해 알아보려는데요. 저처럼 호기심을 가진 분들을 위해 깔끔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제네시스 8K, 키보드가 아닌 PCB?
가장 먼저 제 뒤통수를 때렸던 사실은... '제네시스 8K'는 우리가 생각하는 완성된 형태의 키보드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건 키보드의 '뇌'와 '신경계'에 해당하는 PCB(회로 기판)의 이름이었어요. 즉, 이걸 산다는 건 자동차로 치면 엔진과 변속기 뭉치만 덜렁 사는 것과 같더라고요. 나머지는? 네, 케이스(하우징)부터 키 하나하나(스위치, 키캡)까지 전부 다 알아서 구하고 조립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궁극의 커스텀'을 위한 물건이었던 거죠. 처음부터 머리가 어질어질하죠?
8000Hz 폴링레이트와 1MHz 스캔레이트, 무엇이 다른가?
이 녀석의 가격을 납득하기 위해선 어려운 두 단어를 이해해야만 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엔 이 것들이 무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거든요. 그게 그거 같고, 뭐가 다른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이해한 대로 쉽게 설명해 볼게요.
- 폴링레이트(8000Hz): 이건 키보드가 컴퓨터에게 "나 지금 무슨 키 눌렸어!"라고 보고하는 횟수예요. 일반 게이밍 키보드가 1초에 1,000번 보고하는데, 이 녀석은 무려 8,000번을 보고하는 거죠. 이론상 8배나 더 정밀하고 빠르게 제 입력을 전달하는 셈이에요.
- 스캔레이트(1MHz): 이건 PCB 기판이 "어, 키가 눌렸네?"라고 알아채는 속도랍니다. 더 무서운 건, 보통 키보드들이 키를 순서대로 쭈르륵 훑으면서 확인하는데, 제네시스는 모든 키를 '동시에' 감시한대요. 그 속도가 무려 1초에 1,000,000번(1 MHz)이라는 거죠. 키를 누르는 순간과 컴퓨터가 알아채는 순간의 간극을 거의 없애버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답니다.
이걸 깨닫는 순간 '아, 이래서 비싸구나' 하고 겉만 뻔지르르한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제네시스 8K 키보드는 누구에게 필요할까?
이 엄청난 스펙을 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나한테 정말 필요할까?" 0.001초의 반응속도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리듬게임이나 격투게임 프로게이머라면 모를까, 저처럼 평범하게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겐 사실 라면을 금젓가락으로 먹는 건 아닐까 싶었답니다. 물론, 극한의 성능을 보고 싶어 하는 키보드 마니아들에게는 꿈의 부품이겠죠.
제네시스 8K 키보드 사용 방법: 2가지 선택지
만약 이 제품을 품에 안기로 결심했다면, 두 가지 길이 있더라고요. '고난의 길'과 '비교적 편안한 길'이랄까요.
선택 1: PCB 직접 구매 후 커스텀 조립하기
PCB 기판만 23만 원 정도에 따로 구매해서, 말로만 듣던 '키보드 조립'의 세계에 직접 발을 들이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그냥 일반 키보드 사세요. 이 PCB에 맞는 텐키리스(TKL) 배열 하우징을 찾아야 하고, 포트 위치도 맞아야 하고, 스위치, 키캡, 케이블까지... 마치 드래곤볼 모으듯 부품을 하나하나 구해 조립해야 하더라고요. 저 같은 초보에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답니다.
선택 2: 옥토퍼스 8K 등 완제품 구매하기
저처럼 똥손에, 시간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선택지였답니다. 몇몇 업체에서 아예 이 제네시스 8K PCB를 심장으로 삼아 만든 완성품 키보드를 팔더라고요. '옥토퍼스 8K' 같은 제품이 대표적인데요. 풀 알루미늄 하우징에 체리 은축 스위치까지 모든 걸 갖추었습니다. 역시 돈이 최고죠? 최고 성능을 바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물론 가격은 20만 원대 중후반으로, 조립의 고통을 돈으로 해결하는 셈이랍니다.
제네시스 8K의 명확한 장점과 단점
며칠간의 고군분투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 장점: 현존 최강의 반응 속도. '입력 지연'이라는 단어를 까먹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손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키보드를 만들 수 있다는 만족감.
- 단점: 무자비한 가격. PCB 하나가 어지간한 게이밍 키보드 완제품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리고 가장 큰 함정은, 이 성능을 제대로 쓰려면 컴퓨터 CPU 성능이 아주 좋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어설프게 따라 했다가 8000Hz 설정 켜는 순간, 게임은커녕 컴퓨터만 버벅거리게 만들 수 있어요.
마무리
오늘은 '제네시스 8K' 키보드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저 같은 평범한 사용자는 그저 "좋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도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이건 정말 프로들을 위한 '장비'이자, 키보드라는 취미를 가진 전문가를 위한 '작품'에 가까웠어요.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 제네시스 8K를 고민하고 있다면, 부디 자신의 게임 환경과 예산, 그리고 이 모든 조립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열정'이 있는지 꼭 한번 되돌아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네, 그냥 침만 흘리면서 구경만 하기로 했답니다.